절부암

차귀도 북쪽 용수리의 조그만 어항 동백숲속에는 고기잡이 나갔다가 조난당한 남편을 기다리다 못해 마침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통한 사연이 전해온다. 조선조 말엽이 일이다.
이말을에 강사철이라는 외로운 사내와 고씨 처녀가 결혼을 하였다.
어느날 남편이친구들과 돌아오다가 일주일 도 채 못된 1853년 음력 11월 13일이었다.
이틀 사이에 남편 침구들의 시체는 모두 떠올랐으며 고씨 남편의 시신은 보이지 않았다.

시신을 찾아 헤매던 고씨 부인은 낙심하여 그 달 보름에 목욕재계하고 소복을 단정히 입은후 나무에 목매어 자실하고 만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남편 강사철의 시체가 고씨 부인의 목을 매단 나무밑 바다위에 떠올라 왔다.
이에 사람들이 고씨 부인이 정절에 감탄했다.
1852년 대정현감 신재우가 고씨가 목맨 곳의 암석에 절부암(節婦岩)을 새겼으며, 해마다 음력 3월 15일에는 열녀제를 지내게 하였다.
차귀도를바라보며 고즈넉하게 앉아 있는절부암은 사철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돈나무 등많은 난대식물이 군림을 형성하고 있으며 제주도 지방 기념물 제 9호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기도하다.